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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 척추처럼 ‘올바르게 진료하는 의사’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좌철수 교수
완연한 봄날, 2021년 2월부로 노원을지대학교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신경외과 좌철수 교수를 만났다. 올바른 진료와 세심함으로 환자를 마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인사를 건넨 을지의 새 얼굴을 만나보자.
우리 몸의 기둥, 척추 진료하는 의사
좌철수 교수의 전문 분야는 척추질환이다. 척추는 목에서부터 등, 허리, 엉덩이, 꼬리 부분에 이르기까지 주요 골격을 유지하는 뼈. 척추가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척추 속에는 기다란 관처럼 구멍이 있고 척수신경이 들어있다. 기둥 역할 뿐만 아니라 강력한 뼈로 주요 신경을 보호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상 모든 치료 시 척추 안정성과 신경을 보호하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척추질환은 신경학적 결손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즉 마비가 올 확률이 높다는 뜻이죠. 신경이 오랫동안 많이 눌릴수록 후유증은 심각해집니다. 이러한 척추질환은 명확한 의학적 기준에 따라 수술 여부가 결정됩니다. 바로 마비 증상 유무입니다.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 이상, 대소변 장애가 생겼다면 앞뒤 가릴 것 없이 무조건 응급입니다.”
좌 교수가 척추를 진료하는 의사로 살아오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척추 질환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다. 디스크나 협착증 등 만성 퇴행성 척추질환은 70% 정도가 약물 및 보존적 치료를 받으며 비수술적 치료를 이어나간다. 오히려 성급한 수술을 시행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반면 당장 수술이 시급한데 정작 환자는 척추 수술을 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기도 한다. 척추 수술이 너무 남발하다 보니 그만큼 환자들의 불신이 팽배한 현실 때문이다.
판단은 빠르게, 진료는 세심하게
좌 교수가 20년간 진료해오며 느낀 것은 환자들은 성공적인 수술을 받고 싶어 하지만 그만큼 아픈 곳을 잘 들어주고 치료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의사를 원한다는 것. 특히 척추질환은 의사가 척추 구조 이상 여부는 확인할 수 있지만 미세한 증상 변화는 결국 환자의 말 한마디에서 나온다. 좌 교수가 ‘잘 듣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척추질환 진료의 첫 단추는 비술적 치료가 필요한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 잘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기 쉽게 차근차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충분히 이해해야 척추질환을 악화시키는 잘못된 자세,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 등 사소한 습관부터 주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 교수는 얼마 전 진료실에서 뜻밖의 환자와 마주했다. 16년 전 당시 17세의 나이로 수술을 받았던 환자와 보호자였다. 이후 해마다 한 번씩 진료를 받을 때마다 경북 봉화에서 하루 전날 올라와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고 좌 교수를 만나러 오던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좌 교수가 자리를 옮겼단 소식을 듣고 여기서 치료받고 싶다며 찾아왔다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환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의사’ ‘계속 치료받고 싶은 의사’라는 수식어가 떠오르는 좌철수 교수. 노원을지병원에서도 좌 교수의 소중한 인연이 계속 이어지길 응원해본다.